일상 리뷰

페스타 바이 민구(분위기 있는 레스토랑) 밍글스의 오너셰프님의 명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늘 초심자 2021. 8. 27. 00:11

맛, 분위기, 가격의 측면에서 만족스러웠던 페스타 바이 민구에 다녀왔습니다. 페스타 바이 민구 홈페이지에서는 ’ 내추럴하고 트렌디한 다이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파인다이닝에 가까울수록 음식의 맛 이외의 요소들이 중요해지는 만큼 내추럴함, 트렌디함을 어떻게 나타낼지 궁금했습니다.

 


천천히 저의 동선을 따라 둘러보시죠.

호텔에 있는 식당이라 그런지 주차장에 흔히 볼 수 없던 값비싼 대형 외제차가 빼곡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데도 괜히 작아지는 느낌을 받으며 조심조심 주차를 완료했습니다.

참고로 지하주차장과는 연결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식당 바로 옆의 야외 주차장을 추천드립니다.

COVID-19 시즌인 만큼 식탁 위에 손세정제가 놓여있고 마스크를 청결히 보관할 수 있도록 종이 커버도 제공됩니다. 호텔 레스토랑에 걸맞은 깔끔한 응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테이블 가운데에 놓여있는 꽃과 촛불 장식이 간결하면서도 예쁘네요.

포크와 나이프는 로버트 웰치(Robert welch)라는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커트러리에 대한 지식은 없는터라 한 번 찾아봤습니다.
로버트 웰치는 영국 리빙 디자인 브랜드로 호텔급 식당에서 종종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포크 나이프 같은 경우 개당 만 원이 넘는 꽤 가격이 나가는 제품입니다.

메뉴판은 많이 캐주얼한 느낌이 들어서 다소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미슐랭 별을 받지는 못했지만 나름 격식을 차린 식당이라는 생각에 제 나름대로 기대가 컸던 모양입니다.


식당 이름에 셰프의 이름이 들어간다는 것부터가 살짝의 캐주얼함을 추구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민구는 강민구 셰프님을 말하는데요. 강민구 셰프님은 페스타 바이 민구 이전에 ‘밍글스’라는 미쉐린 별 2개의 훌륭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십니다. 밍글스도 꼭 방문할 예정입니다.

메뉴판을 보셨듯이 코스요리로 주문했는데요. 저는 식당 은 저마다의 강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스로 경험하면 강점과 약점을 다 파악할 수 있어 더 즐겁게 느껴집니다.

파인 다이닝을 경험하고자 이곳저곳 기웃거렸지만 메인 요리에서 감탄이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페스타 바이 민구의 강점은 메인디쉬에서 머릿속에 느낌표가 팍! 떠오를 만큼의 임팩트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일단은 순서대로 메뉴를 살펴볼게요.

버터와 식전 빵입니다. 평범합니다. 흠잡을 것도 없지만 특별히 좋았던 점도 없었습니다.

웰컴 디쉬 셀렉션

 

부라타 치즈, 초당 옥수수


초당 옥수수는 그 자체로 달달하기 때문에 맛없을 수가 없었습니다. 치즈와의 조합도 좋았고 옆에 노란색 초당옥수수를 갈아 넣은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더 달콤하고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라타 치즈는 저에게는 생소한 종류였습니다. 모차렐라와 크림으로 만든 치즈라고 하는데요. 크림이 가운데 채워져 부드러운 맛이 특징입니다. 우유를 많이 쓰기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다고 하네요.

달달 + 치즈 이렇게 만들면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메뉴의 구성과 조합 역시 음식의 실력 아닐까요?


연어 그라블락스, 아보카도 마세도앙

스칸디나비아에서 연어를 저장하기 위해 마치 우리나라의 김치처럼 소금에 절여 땅에 묻었다고 합니다. 이때 구덩이를 그라브(Grav)라고 하고 그라블락스는 여기서 유래된 요리 이름이라고 합니다.
어쩐지 연어가 너무 짜다 싶었습니다. 왜 이렇게 간을 세게 했지?라고 속으로 생각했었지요.

짠맛을 잡아주기 위해 아보카도를 곁들였는데요. 아보카도 마세도앙이라고 부르는 메뉴입니다. 마세도앙은 프랑스 말로 샐러드라는 뜻이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큐브 모양으로 샐러드 재료를 썰어 놓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답니다.

제노베제 전복 샐러드

(추가금 5천 원)

연어와 동시에 5000원을 추가하여 주문한 제노베제 전복 샐러드가 함께 나왔습니다.

연어 그라블락스와 비교했을 때 평소 전복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도 5000원 더 주고 제노베제 전복 샐러드를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노베제는 이탈리아 제노바 지역의 바질을 이용한 음식을 의미합니다. 전복과 의외로 상당히 잘 어울리며 이국적인 맛과 풍미, 식감을 동시에 잡아내는 메뉴였습니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메뉴 중 하나였습니다.


제철 생선요리와 친환경 채소


제가 갔을 때의 제철 생선은 대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적당히 간이 된 드레싱과 생선의 조합은 어느 레스토랑이든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그니쳐가 되기는 힘들고 그냥 무난하게 만족스러운 정도입니다.


페스타식 따뜻한 랍스터, 벨지언 캐비아

(추가금 3만 원)


개인적으로 랍스터 요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식당들이 랍스터의 식감과 어울리는 소스를 살려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랍스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랍스터는 제가 먹어본 랍스터 중 제일 맛있었습니다. 짭조름한 캐비어와 적당히 잘 익은 랍스터의 조합이
(여태 랍스터 몇 번 못 먹어봄)
코스요리를 접하면 그저 그렇거나 생각보다 별로인 메뉴들이 있는데 이번 코스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좋았습니다.


셰프가 선택한 오늘의 파스타

제 기억에는 트러플 치즈 오일 파스타였던 것 같습니다. 치즈가 생각보다 많이 짭짤해서 짠 음식을 싫어한다면 살짝 거부감이 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치즈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이 파스타의 매력이었습니다.

제 스타일은 아닌지라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번쯤 먹기에 좋은 정도였습니다.
아 면의 삶은 정도가 딱 알단테 중에 알단테라 먹을 때 기분이 좋았고 한 층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최상급 1++ 한우 숯불구이와 제철 채소

메인 메뉴로 등장하는 것들은 주로 육고기류이고 그중에서도 단연 소고기가 가장 대표적인 메인 메뉴의 재료입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메인 메뉴는 제 경험으로는 항상 기대한 만큼의 맛을 내주지 못했습니다. 소고기는 동네 식육식당에 가서 특수부위 주문해서 숯불에 살짝 구워낸 뒤 맛보면 엄청나게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로 굽는다고 특별히 더 맛있어지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 익히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바닥에 아이보리 빛으로 깔린 것은 감자 소스인데 소스마저도 훌륭했습니다. 구운 양파와 그 아래의 슬라이스 감자였는데 슬라이스 된 것이 두껍게 쌓여있어 새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냥 감자 맛 이어서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아쉬움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스테이크와 감자 소스의 조합이 정말 좋았습니다.


호주산 청정 양갈비와 제철 채소

양갈비는 냄새가 거의 안 나고 괜찮았습니다만 한우가 맛있어서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한우를 추천드립니다.

셰프가 엄선한 오늘의 디저트

위에 올라간 아이스크림은 어느 집을 가든 비슷한 맛입니다. 맛있습니다.
투박하게 4등분 한 것에 아이스크림도 매끈하지 않아 디테일이 조금 아쉽습니다만 나쁘지는 않습니다.


한입 계절 과일

플레이팅이 다소 초라한 과일 디저트입니다.
자두와 참외인데요. 뭐 대단할 거 있겠습니까? 그냥 자두, 참외 맛입니다.


커피 또는 차

평소 커피는 달달한 커피만 마시는 편입니다. 바닐라라떼를 즐겨 마시는데요.
특히 할리스의 바닐라딜라이트, 커피빈의 바닐라라떼를 좋아합니다.

이날 주문한 것은 설탕, 시럽이 없는 그냥 라떼 였습니다.
평소에는 마시지도 않는데 그날은 어? 라떼가 맛있잖아?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그릇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보통은 플레이팅 할 때 담긴 음식에 집중하도록 무늬가 없거나 있더라도 간결한 띠 정도의 그릇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스타 바이 민구는 식물이 그려진 된 접시를 과감히 사용했습니다. 옥수수 요리, 염장 연어 요리, 메인디쉬인 소고기 요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아주 잘 어울리냐?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워낙 양이 적은 코스 요리의 경우 공백이 허전하게 느껴질 수 있어서 사용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음식을 먹을 당시에는 해바라기를 본 것 같긴 하지만 크게 의식하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둔한 것 일지도..)

수영장 뷰와 이렇게 정원 뷰 가 있는데요. 하늘에 노을이 지면서 정원의 등이 켜지는 것이 실제로 보면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캐주얼한 식당임이 분명한 디테일로 이쑤시개가 있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디테일한 배려라고도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없었는데 디저트와 함께 서빙됐던 것 같습니다.

고급 대형 외제차가 많이 주차된 것을 볼 때 심상치 않았지만 손님들의 연령대가 조금은 높고 가족단위 방문객도 많아 이렇게 편안한 배려가 있는 듯싶습니다.

해가 지고 난 후의 외관은 아름답습니다.

이런 식당을 가격 생각하고 방문하면 안 되겠지만 가성비가 뛰어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고급식당들은 강남의 호텔이 아닌 곳에 주로 많이 위치하고 있어 외관이나 분위기가 주는 만족감은 다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페스타 바이 민구는 가격, 맛, 분위기 모두 적절한 만족을 가져다주는 식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