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 건강

소독용 에탄올 손소독제 만들기(어렵지 않아요)

늘 초심자 2020. 9. 24. 02:38

World Health Organization, Guide to Local Production: WHO-recommended Handrub Formulations의 이미지

바쁘신 분들은 제일 아래 결론 부분에 빨간 글씨를 보시면 조합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섞는지 안다면 더 신뢰가 생기겠죠?

 

천천히 보시죠.

 

한 번쯤 다뤄 보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한참 우한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로 이슈가 됐던 2020년 3,4월..

 

이제는 뒷북이 됐지만 아직 코로나바이러스 창궐은 막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가을에 독감과 함께 다시 확산될지도 모르는 만큼

다시 한 번 위생에 신경 써야겠습니다!

 

1994년부터 미 FDA는 에탄올 60% ~ 95%가 손 위생에 효과적이라고 얘기 해왔습니다.

 

참고로 알코올과 에탄올을 혼동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알코올은 화학식에 -OH가진 녀석들을 통칭 하는 말 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알코올은 상위 개념,

에탄올은 알코올 중의 하나 입니다.

그래서 프로판올도 알코올 이죠.

 

에탄올의 다른이름은 에틸알코올

프로판올의 다른이름은 프로필알코올

 

잡소리 그만하고 넘어가겠습니다.

 

WHO에서 손소독제를 만들어 쓰라고 이렇게 소개를 해놨습니다.

WHO formulations 1,2 의 재료

WHO formulations이라고 WHO에서 2009년 손위생 가이드라인에 소개된 손소독제 재료입니다.

2가지를 소개하는데요

 

1번

에탄올96%, 과산화수소3%, 글리세롤98%, 증류수 또는 끓인 물

 

2번

이소프로필 알코올99.8%, 과산화수소3%, 글리세롤98%, 증류수 또는 끓인 물

 

약국에서 구할 수 있으나 이소프로필 알코올은 잘 취급하지 않습니다.

또한 에탄올을 구할 수 있더라도

이런 녀석들 뿐입니다.

이건 소독용 알코올 스왑(부직포에 적셔놓은)이라 적절한 사진은 아닌데요..

지금 집에 이것밖에 없어서...

 

아무튼 플라스틱 병으로 된 소독용 에탄올을 사도 저렇게 쓰여있습니다.

100ml 중 에탄올 83ml

 

부피로 쓰여있군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에탄올70%, 80% 이런 것들은 다 질량 백분율 입니다.

그래서 계산이 필요한데요..

 

여기서부터는 계산 파트

귀찮은 사람은 넘기세요.

 

에탄올의 밀도는 789kg/m³

물의 밀도는 997kg/m³입니다.

 

(아이패드[넷플릭스 머신]가 오랜만에 일 했네요...)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에탄올의 농도(질량 백분율)를 구했습니다.

 

다음 단계로 가보죠.

WHO formulations 1,2 의 필요량

에탄올 8333ml, 과산화수소 417ml, 글리세롤 145ml

이렇게 필요하군요.

 

그런데 WHO의 에탄올은 96%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79.4%와는 차이가 있죠.

우리는 물이 더 많이 포함된 에탄올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물을 덜 넣고 우리의 79.4% 에탄올을 WHO 꺼보다 더 많이 넣어야겠군요.

 

그래서 에탄올은 8333ml x 96/79.4 = 10075

 

망했습니다..

에탄올 + 과산화수소 + 글리세롤 + 물 = 10000

이렇게 만드려고 시작했는데 에탄올만 10000이 넘어가네요..

 

에탄올 농도와 바이러스 소독효과

 

그래서 이렇게 논문을 갖고 왔습니다.

Anindya Siddharta, Virucidal Activity of World Health Organization–Recommended Formulations Against Enveloped Viruses, Including Zika, Ebola, and Emerging Coronaviruses

위 그래프는 손소독제를 썼을 때 Enveloped Viruses 즉 외막을 가진 바이러스들이 얼마나 살아남는지 실험한 것입니다.

 

30초! 동안 비비는 것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그래프가 4가지인데요.

4가지 중 지금의 코로나바이러스 사촌들은 아래 두 가지

MERS-CoV(메르스), SARS-CoV(사스)입니다.

 

어떤 바이러스가 됐든 40%가 넘어가면 바이러스들은 살아남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 실험은 '희석된' WHO formulations 1,2로 진행되었는데요.

 

우리가 준비한

79.4% 에탄올 10075ml + 과산화수소 417ml, 글리세롤 145ml = 10637ml

입니다.

 

WHO가 만든 손소독제에 물 637ml를 탄 형태네요.

논문을 봤을 때는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대략 50%가 넘어가면 바이러스들은 사멸합니다.

 

하지만 환경에 따라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최적의 농도는 달라집니다.

노로바이러스 70~90%

아데노바이러스 45~95%

 

poliovirus, echovirus 11, human enterovirus, coxsackievirus B3들은 95%에서만 소독됩니다.

그 외에도 90% 이상의 에탄올에 산(인산 등)을 넣어야 소독되는 것들도 있지요.

 

일상생활에서 모든 것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보통 70%를 레퍼런스로 보기 때문에 그 정도만 하더라도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결론

우리가 10000ml(10L)를 만들어 쓰기에는 너무 많죠.

이때까지 나온 수치들을 1/10로 계산해서 준비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대략

[100ml 중 83ml 에탄올(79.4%) 1000ml] + 과산화수소3% 42ml + 글리세롤 98% 14ml = 1056ml

 

과산화수소와 글리세롤의 밀도는 각각 1.45g/cm³, 1.26g/cm³ 입니다.

하지만 계산할 필요 없이 대략 에탄올 70%에 가까운 형태가 되겠네요.

이 정도로 만들어 쓰시면 됩니다.

 

글리세롤은 에탄올만 쓸 경우 자극감과 건조함을 유발하기 때문에 보습을 위해 첨가됩니다.

30초 이상 소독제가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비비는 것 기억하세요.

 

참고문헌

  • G. Kampf, Efficacy of ethanol against viruses in hand disinfection
  • World Health Organization, Guide to Local Production: WHO-recommended Handrub Formulations
  • Anindya Siddharta, Virucidal Activity of World Health Organization–Recommended Formulations Against Enveloped Viruses, Including Zika, Ebola, and Emerging Coronaviruses